연중 제33주일 – 하늘 나라 맛보기

 

어린 조카들과 식사를 같이 하다보니 파스타를 먹으면서도 통마늘은 귀신같이 찾아내더군요. 조카들의 엄마는 “아이들이 마늘맛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입속에서 마늘을 꺼내 주는 모습이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하긴 어렸을때 꼬맹이가 “마늘과 파”를 잘도 집어 먹으면서 “엄마 바로 이맛이예요”라고 말하는 것도 좀 이상할 것 같습니다.

어릴때는 그게 무슨 맛인지 몰랐는데, 크면서 그 맛을 알게 되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설탕이 안들어간 커피도 그렇고, 소주나 영지 버섯물 같은 것도 있습니다. 단풍이 드는 것도 어렸을때는 가을 단풍이 왜 아름다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무화과 나무를 보고 비유를 깨닫도록 가르치셨습니다. “어느덧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을 알게 된다” 그렇지만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이 말을 듣기만 했지 아무도 그것을 직접 준비하고 알아챈 사람은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것은 제자들뿐 아니라 당신을 쫓는 모든 이에게 게 하신 말씀입니다. 이 세대가 지나기전에 모든 일이 일어 날 것이다.라는 말은 마르코 9장1절과 마태오 10, 23절, 23장 36절에서도 나오는데요, 이는 인간이 겪는 삶의 경험과 겪는 모든 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예수님은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르고 다만 아버지만이 아신다고 덧붙입니다. 바로 우리의 죽음과 주님의 재림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간은 이 세상을 경험하고 느끼고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과 이 세상의 종말은 언제 올지 까마득히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항상 깨어서 준비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종말을 모르지만, 일상에서 충분이 그 준비를 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늘나라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봉헌의 생활이라고 말할수 있는 것도 이와 연결되는 것입니다.

어렸을때 마늘 맛을 몰랐던 것처럼, 그리고 그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그래서 관심이 별로 없었던 것처럼, 현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하늘나라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젊어서 어떻게 해서든 재산을 모으려 하고, 그 재산을 모으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거기에 희망을 두고 살아갑니다. 덤으로 자신의 건강과 웰빙에 매우 지대한 관심을 가집니다. 내 친구의 죽음과 겨울을 준비하는 모든 자연을 보고도 그것이 알려주는 표지와 메시지를 보지못하고, 그저 순간적인 낭만과 상념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늘 맛을 알아가는 것처럼, 입맛이 어른이 되는 데에는 쓰거나 달콤한 그리고 슬프거나 너무 많이 아픈 경험들을 해야만 꼭 알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하늘과 땅은 사라질 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미리 예수님께서 알려주신 계명과 가르침, 그리고 메시지를 잘 알고 믿으면 실패하지 않을 거라는 말과도 같습니다.

혹시 이해가 안되면… 외우면 됩니다. 그렇게 주님의 말씀의 귀를 기울여서 절대 손해 보는 일은 없습니다. 설사 손해를 본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적인 손해이며, 결코 우리의 영혼을 침범할 수 없는 한탄 순간적이고 미약한 손해일 뿐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만나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귀로서 만나고, 어떤 사람은 성경을 통해 만나고, 어떤 사람은 내 이웃을 통해 만납니다. 묵상으로 만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개인과 주님의 말씀과의 소통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 집니다만 그중에서도 주님의 말씀과 만나는 방법중 가장 매력적인 것은 직접 내가 그 말씀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내가 직접 그분의 제자로, 사도로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 역동적인 방식이 표징을 살아가는 이의 방식입니다.

남들이 말해준 색이나 귀로 들은 마늘향보다 직접 맛을 보고 내가 느끼는 것이 더 선연합니다. 주님을 만나러 직접 나서야 일상이 더 생생해 집니다. 여름이 가까이 오기 전에 먼저 어느덧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아나는 것을 체험해야 합니다. 어떤 것이 가지이고, 어떤 것이 잎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가지와 잎이 잘 돋아나도록 거름도 주고, 물도 주며, 햇빛도 쬐게 해 주어야 합니다. 그 몫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몫입니다. 그렇지만 지켜야 된다고 하지만, 한번쯤, 이번에는 하면서 넘겨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지양하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지금 쏜살같이 흘러가는 이 시간들이 헛되지 않고, 쓸데없는 데 관심과 에너지를 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임하고 있는 이 자리에서 하느님의 나라가 보여 질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하늘과 땅이 사라지더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예수님의 말씀을 만나야 합니다. 영원하고, 지속적이며, 희망과 기대의 메시지를 살아야 할 것입니다.

 

 

 

한분도 신부 작성
사랑은 주와 우리 결합시키리....

One Response to 연중 제33주일 – 하늘 나라 맛보기

  1. 직접 맞주 대하는것은 어렵고 두렵지만
    주님과함께 라면 가능 하겠네욤
    참좋은 말씀 조으네요…

    토끼 2014년 4월 18일 at 10:00 pm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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