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시기와 음악

 음악봉사자들의 첫 번째 임무가 회중들로 하여금 주님께 기도하고 노래로 찬미하게 하는 것이라면 미사 전례를 위한 음악의 선택은 중요한 것이 된다.
우리는 주일 미사 거행을 위한 음악을 선택할 때에 중요한 세 가지 기준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 번째로 중요한 기준은 전례시기이며,
두 번째는 어느 특별한 주일 혹은 전례거행을 위해 배정된 당일의 성서들이다. 이들은 음악을 선택하는데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세 번째
전례행위와 어울리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우선적으로 두고 본문에 들어가고자 한다.

사순시기의 미사전례를 위한 음악을 선택하는 사람은 먼저 이 전례시기의 신학적인 의미를 잘 알고 나서 전례적으로 알맞은 음악을 고르도록 애써야 한다.
예를 들면 사순시기라 하여 부정적인 인간의 모습을 묘사하는 가사는 피해야 한다. 이 시기의 주제가 자기 비하, 고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로마 미사전례서 총지침’ 27항에서 말하는 것처럼 참회의 실천은 어디까지나 각자의 세례에서 유래되는 것이어야 한다.

사순시기를 위한 바람직한 음악을 선택하려면, 우선 노래 가사를 살펴 세례 화해 그리고 참회를 표현하는 노래를 찾아야 한다. 단순히 성가집에 사순절 노래라고 분류되어 있기에 가사를 살펴보지 않고 안심하고 선곡하는 것은 올바른 선곡이 될 수 없다. 부활시기 성령강림으로 분류되어 있는 곡들 중에서도 세례, 화해, 참회의 주제를 잘 살리는 노래가 있다면 그 곡을 선택하여 사순시기에 이용하도록 한다.

사순시기 동안의 전례는 기도, 단식, 자선 등등의 주제를 가진 노래들을 요구하지 않는다. 먼저 신학적으로 건전하고 (세례, 화해, 참회를 나타내는 가사들) 전례적으로 맞는 일련의 노래들을 선택하도록 하고, 뽑은 이 노래들을 어느 정도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매 주 새로운 곡으로 바꾸어 노래 부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잘 선택한 소수의 노래 혹은 후렴만으로도 사순시기, 그리고 더 나아가 부활-성령강림시기 공동체를 잘 인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순시기의 선곡을 위한 몇 가지 제언

1. 특별히 이 시기의 음악은 단순해야 한다.
이 이유 때문에, 우리는 사순시기의 미사전례에서 대영광송을 노래하지 않는다. 미사 통상문을 작곡한 것 중, 가장 화려하고 장중한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노래가 바로 대영광송이기 때문이다. 선곡자들은 우선 신자들이 노래 부르기 쉽고 단순한 형식의 노래를 찾는데 신경을 써야한다.

먼저 단순한 선율의 노래를 고른 다음에는 노래의 반주 역시 단순한 것을 찾도록 노력한다. 화려한 반주를 가진 노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주교예식서’ 252항에서는 “사순시기 때의 기악의 사용은 신자들의 노래를 도와줄 때에만 허용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런 가르침에 따라 사순시기의 전례 중에는 오르간을 포함한 모든 악기의 독주를 금하고 있다.
다음으로 선곡자들은 전례 중 어떤 곳에서 어떤 성가를 반주 없이 부르면 더 좋을는지도 생각해 보는 것이 더 나은 선곡의 방법이다.
아울러 예배 공동체의 크기와 신자들이 얼마만큼 찬송에 참여하는지 그리고 신자들의 성가 부르는 능력 등도 고려하여 노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가능하면 노래를 적게 부르고 반주도 화려하지 않는 노래를 택함으로써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그리고 심적으로 그리 소란스럽지 않은 전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겠다. 사순시기에는 기악의 연주를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부활시기와 성령강림 혹은 연중 시기와 구별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사순시기를 위해 잘 선택된 그리 많지 않는 노래와 미사 중의 침묵이야말로 신자 개인이나 공동체를 더 깊은 묵상과 회개로 나아가도록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사순시기의 전례적인 의미와 그 중요성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사순시기 노래들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사순시기의 의미와 중요성을 들어내는 것으로는 음악 이외에도 다른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2. 이 시기동안 전례를 위한 과도한 ‘주제 만들기’를 피해야 한다.
이 전례시기의 기본적인 주제는 전례 안에 이미 마련되어 있다. 따라서 선곡하는 사람들은 미사에 맞는 주제를 찾기 위해서 성가집을 먼저 살펴볼 것이 아니라, ‘미사 전례서’나 ‘전례 성서’를 먼저 참조해야 한다. 특별히 입당노래와 영성체 노래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입당송과 영성체송에 포함되어 있는 후렴을 살펴보도록 한다. 이런 전례기도문을 참조함으로써 직접적으로 사순시기가 내포한 주제는 아니더라도, 부수적인 주제를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주제 역시 전례 안에서 노래를 통해 나타나야 한다.

3. 사순시기의 성가를 선택할 적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전례시기의 근본적인 일관성이다.
사순시기만을 따로 떼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사순시기는 바로 부활시기 그리고 성령강림 시기로 연결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겠다.
즉, 사순시기-부활시기-성령강림을 하나의 주기로 보는 것이다. 사순시기는 그냥 적당하게 할 수 있는 준비의 시기라고 생각하거나, 부활은 단순히 예수님의 부활사건, 성령강림시기는 부활 50일 뒤에 있는 성령의 내림만으로 생각할 수 없다. 이 것들은 서로 연결되는, 일관성을 가진 시기이다. 그 일관성에 맞추어 가톨릭성가집의 ‘부활’, ‘성령강림’ 등 어떤 시기의 성가분류에도 구애받지 않고 선곡할 수 있어야겠다.
어떤 성가들은 주제로 보아 사순시기만 적합한 것들도 있는 반면 다른 성가들은 오히려 부활이나 성령강림에 어울리는 성가들도 있을 수 있다. 이를 잘 살펴서 사순시기-부활-성령강림으로 이어지는 일관성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순시기 전례음악의 규칙으로 선곡자들이 염두에 두어야할 것은 바로 이 시기들이 일관성 있게 또 전체적으로 계획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성가집에 제공된 성가 분류에 전혀 구애받지 말고 항상 선곡자 자신이 직접 가사와 음악을 살펴 전례정신과 신학적으로 옳은 곡을 가리는 안목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종헌(발다살)|신부, 한티순교성지 관장 · 대구가톨릭음악원 원장http://www.hant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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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헌 신부 작성
김종헌 발다살 신부 대구 대교구 소속 1977년 광주가톨릭대학 졸업과 사제서품 1984년 이탈리아 교황청 성음악대학 (Licentia) 1985년 - 1987년 대구 가톨릭대학 신학대학 교수 1988년 - 1990년 효성여자대학교 종교음악학과 교수 1987년 대구 가톨릭음악원 창설 1994년 미국 가톨릭대학 전례음악 석사(MLM) 2000년 동 대학 박사과정 수료 2001년 - 2010년 대구 대교구 교회음악 담당신부 대구 계산동 주교좌성당 보좌, 반야월, 성김대건, 태전성당 주임신부로 봉직 집필 : 전례음악 강의 (사목 2005년 1월 ~ 12월호) 현재 : 대구 대교구 한티 순교성지, 피정의 집 관장 한국 천주교회 주교회의 성음악소위원회 위원, 대구 가톨릭음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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