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승천 대축일 강론

주님 승천 대축일 – ‘승천은 우리의 성숙과 희망을 위한 떠남’

제1독서: 사도 1,1-11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다.”
제2독서: 에페 1,17-23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쪽에 앉히셨습니다.”
복 음: 루카 24,46ㄴ-53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강복하시면서 하늘로 올라가셨다.”

찬미예수님!

저는 한달에 한번 노량진 성당에서 고시생들을 위한 미사를 드리러 갑니다. 요즈음 본당에서 보기 힘든 많은 수의 청년들이 미사를 드립니다. 그들은 많이 지쳐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도 언젠가는 고시에 합격해서 보다 나은 미래가 펼쳐지리라는 희망으로 눈빛만은 살아있습니다. 희망이 그들을 좁은 고시원에서 계속해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불어넣어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기는 자신을 성숙하는 시기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자신이 이 어려움을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말입니다.
오늘 우리가 지내는 예수님의 승천 대축일은 성숙과 희망의 날입니다.
예수님과의 이별은 제자들에게 참으로 큰 슬픔이며 비빌 언덕이 사라지는 허전함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또 다른 희망의 시작이며 스승이 가르쳐준 삶을 자신들이 살아야 할 시기임을 알려줍니다.

저는 26년 전에 생모를 주님 곁에 떠나보내고 참으로 오랫동안 하느님을 원망했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있어서 신앙의 모범이었고 삶의 내적인 버팀목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역할을 아버지와 다른 친척과 사람들이 대신할 수 없었습니다. 이젠 제가 스스로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저에게 참으로 힘든 시기들이 찾아오면 어머니의 기도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몸은 떠나갔지만 그 사랑은 늘 옆에 있는 듯 합니다.

예수님의 승천도 이러합니다. 제자들이 스스로 홀로 서기를 하도록 두었으며 그것을 도울 협조자 성령을 약속하십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의도를 제대로 따르기 위해서는 하염없이 하늘만을 처다 보아야서는 안됩니다.

오늘 제1독서인 사도행전 1장11절에서 두 천사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
그분이 다시 오리시라라는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듯 하지만 실재로는 하늘만 쳐다보지 말고 예수님께서 떠나시기 전에 주신 사명을 기억하고 그것을 행하라는 당부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사명을 주셨습니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7-8).
세례를 통해서 성령을 받은 우리 모두는 “증인”이 되어야 하고 또한 될 수 있습니다. 삼위일체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그분의 지체인 교회를 구성합니다. 즉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가 드리는 전례 안에서 예수님은 천상의 제사를 미리 맛보도록 하십니다. 특히 미사성제에서 그분이 주시는 강복을 받아 세상에 나아가 당신의 증인으로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말과 삶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참된 구원자임을 드러내어야 합니다.

오늘날의 한국이라는 상황에서 어떻게 주님의 증인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의 가치를 그리스도의 가치로 바꾸어야 합니다. 돈이 우선시 되던 사회에서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사회로, 자기의 이익이 최고라는 사고에서 공동선을 우선시하는 생각으로, 인간편리를 위한 자연을 훼손하는 오만함에서 자연도 더불어 살아야하는 벗이라는 겸손함으로 무장을 하고 삶아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주님의 승천은 우리 각자가 파견된 자로써 주님을 증거하는 증인으로 거듭 나도록 하는 떠남입니다.

 

윤종식 신부 작성
1995년 서품, 1995년-1997년 불광동본당 보좌, 1998년1월-2008년 6월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 전공, 2008년 9월-2010년 8월 화정동본당 공동사목 및 대표주임, 2010년9월-2012년 2월 정발산본당 주임. 2012년 3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현,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 의정부교구 전례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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