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에 필요한 음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2)

우리는 지난 호부터 미사전례에 사용할 음악을 선곡하는 기준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호에는 선곡을 위한 세 가지의 기본적인 기준을 살펴보았습니다. 가능하다면 지난 호를 다시 한 번 상기하시면서 공부를 계속해 나가도록 합시다.

<전례음악의 선곡을 위한 세 가지 판단>
전례에 사용할 곡을 뽑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음악적인 판단입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음악이 있습니다. 세세대대를 두고 애창되는 곡이 있는가 하면 한두 번 불리고 사라지는 곡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전례 때에 부르는 성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그럴까요? 저는 그 해답을 미국 주교회의 전례위원회가 1983년 발간한〈Music in Catholic Worship〉에서 찾아보고자 합니다. 이 문헌에는 전례시기를 위한 음악을 선정할 때 꼭 필요한 세 가지의 판단 혹은 기준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1) 음악적 판단

문헌에는 제일 먼저 음악적인 판단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문헌 26항은 음악적 판단이란 전례에 사용하고자 하는 “이 음악이 기술적(기교적, 음악적)으로, 심미학적으로 그리고 표현상으로 훌륭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음악을 작곡하는 분이나 선곡하는 사람은 위와 같은 질문을 전례에 사용하고자 하는 노래마다 대입해 보아야 합니다.
전례에 사용할 음악은 기교적으로, 심미학적으로 그리고 표현상으로 아주 훌륭해야 한다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 공동체가 하느님께 바치는 최고의 경배행위인 전례에 사용할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전례가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가장 뛰어난 예배행위이자 의식이라면 우리가 실현해 내야 할 최고의 가치가 있는 것이며, 이 행위는 아름다워야 하고 영감을 주는 것이어야 하며, 질적으로 우수한 것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새로운 생명의 물속으로 어린이나 어른을 잠그는 세례에 비해, 단지 몇 방울의 물을 사용하는 세례식은 그야말로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후자는 굉장히 빈약한 예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직 시험 단계에도 오르지 못하는 음악, 선율이 진부하고 흔해 빠진 음악, 아니면 지루한 노래나 음악을 전례 때에 사용하는 것은 전례를 무시하는 행위이고, 전례라는 거룩한 행위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TV 상업 방송에나 적합한 음악 또는 대중가요 같은 음악은 전례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음악이 우리 자신을 세속으로부터 초월케 하여 영원한 것에 도달할 수 있도록 초대할 수 없으며, 더욱이 우리 자신을 초월하여 하느님과의 통교를 이루어 낼 수 있도록 하는 음악은 결코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최선을 다해 가장 훌륭하고 아름다우며 흠 없는 예배를 하느님께 드리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우리 한국교회가 전례 때에 사용하고 있는 많은 음악(찬미가)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하느님께 최고의 것을 바쳐야 한다는 소박한 이론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적인 판단이 최종적인 것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것임은 명심해야겠습니다. 

음악적 판단에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작품 자체의 우수성입니다.
음악적으로 훌륭한 작품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작곡자나 선곡자는 전례에 사용하려는 음악이 곡 전체를 통해 일관된 구조와 형태를 가지는지, 선율과 화성은 서로 잘 어울리며 보완하고 있는지, 화성은 완벽한지, 가사와 음악적인 리듬이 서로 잘 맞아 노래에 힘을 주고 있는지 아니면 억지로 끼워 맞추어진 것은 아닌지, 사용하는 리듬이나 선율의 진행이 가사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지, 음악이 가사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또 너무 넓거나 어려운 음악을 가진 음악이라 일반 신자들이 노래하기에는 너무 어렵지 않은지를 살펴야 합니다. 신자들은 순차진행의 음악이나 노래를 쉽게 배우고 부르기가 쉽다고 느낍니다. 사용하려는 음악이 매력 있는 음악인지 아니면 빈약한 리듬이나 평범한 멜로디를 가진 음악인지, 단순히 듣기에 좋은 음악이 아니라, 신자들을 하나의 찬미공동체로 일치시키는 전례 상징이 되고 있는지를 살펴야겠습니다.

음악의 스타일에 대한 구별에 대해서도 살펴야합니다.
좋은 전례음악이라 하여 똑같은 음악형식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어떤 좋은 음악은 오르간과 같은 건반악기가 더 어울리고, 또 어떤 음악은 현악기 혹은 포크(folk) 악기들의 반주가 음악적인 효과를 더 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반주를 맡게 될 악기는 어떤 것이 적합한지 그리고 그 악기의 편성이 과장되거나 정도가 지나친 것은 아닌지 등의 질문까지도 전례에 사용하려는 모든 음악에 적용해 보아야 합니다.

또 한 가지의 음악적인 고려사항은 현대음악과 전통 성가에 관한 것입니다.
시험 단계에 있는 현대음악과 크나 큰 그리스도교 음악적 전통 사이에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젊은이 미사 때에 단순히 오래된 음악이라는 이유로 팽개쳐져서는 안 됩니다.
어린이들도 교회의 이런 전통적인 성가를 배울 필요가 있고, 이를 자신들의 신앙 표현의 음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전례음악 봉사자들은 미사 때에 음악을 사용하는 데 있어 현대음악과 전통 음악의 균형을 이룰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말은 바로 음악형식(musical style)의 균형을 이룬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즉 한국교회와 같이 찬미가 형식의 음악 일색으로 미사의 음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환호송, 영가, 그레고리오 성가, 후렴을 가진 음악, 도문 등의 음악도 함께 사용해야겠습니다.

다른 어떤 예술보다 음악예배의 중심이 되는 말씀을 강조하고 이 말씀에 봉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음악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 서로를 일치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교회가 전례 때에 사용하는 음악은 노래 부르는 신자들을 ‘노래의 원천이며 그 내용’인 그리스도와 결합시킵니다. 따라서 교회는 전례에 사용하는 음악을 단순한 음악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전례 상징으로 보는 것입니다.
어떤 음악이 신자들을 ‘한 마음’으로 묶어주는 데 제 몫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아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부하고 평범한 음악, 상업적인 용도나 대중가요 같은 음악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오직 음악 자체가 훌륭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두 번에 걸쳐 전례음악 선곡에 관한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기준인 ‘전례적인 판단’과 ‘사목적인 판단’에 대해 같이 공부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김종헌(발다살)|신부, 한티순교성지 관장 · 대구가톨릭음악원 원장http://www.hant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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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성가 이야기 – 2013년 7월호 월간 〈빛〉 게재

 

[전례에 필요한 음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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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헌 신부 작성
김종헌 발다살 신부 대구 대교구 소속 1977년 광주가톨릭대학 졸업과 사제서품 1984년 이탈리아 교황청 성음악대학 (Licentia) 1985년 - 1987년 대구 가톨릭대학 신학대학 교수 1988년 - 1990년 효성여자대학교 종교음악학과 교수 1987년 대구 가톨릭음악원 창설 1994년 미국 가톨릭대학 전례음악 석사(MLM) 2000년 동 대학 박사과정 수료 2001년 - 2010년 대구 대교구 교회음악 담당신부 대구 계산동 주교좌성당 보좌, 반야월, 성김대건, 태전성당 주임신부로 봉직 집필 : 전례음악 강의 (사목 2005년 1월 ~ 12월호) 현재 : 대구 대교구 한티 순교성지, 피정의 집 관장 한국 천주교회 주교회의 성음악소위원회 위원, 대구 가톨릭음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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