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는 우리의 구원을 실현하시는 하느님의 작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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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는 사실 엄청 넓고도 깊은 세계를 품고 있다. 전례는 그리스도의 구원의 신비와 관계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례는 그리스도의 구원의 신비를 실현하는 장소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결론에 다다르기 위해 출발하는 선은 너무나 많다. 즉 그리스도의 구원에 대해서 다루는 구원론에서 시작하거나, 미사를 포함하여 성사로부터 시작해서 설명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전례 거행에서 보는 여러 가지 상징의 의미에서 출발하여 전례를 설명할 수도 있다. 다만 어느 주제로 시작하던지 전례의 의미를 밝혀 주겠지만 그 어느 주제도 전례를 설명하는데 충분하지는 않고, 한 번에 조금씩 전례의 세계를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전례를 통하여 하느님과 인간이 어떻게 소통하는지, 그리고 그 소통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구원을 향하여 믿음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 각자는 교회 공동체를 이루는 구성원이다. 그런데 교회는 가만히 있으면서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다. 나약한 인간이 교회 공동체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원의 완성으로 가는 동안 교회는 전례를 거행하면서 구원의 신비를 실현하며 걷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전례를 통해서 우리 구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구원이 이루어지는 통로는 하느님과 인간의 소통이다. 미사를 포함해서 성사를 거행할 때나 시간전례를 거행할 때 진행되는 동작이나 기도문, 성가를 잘 관찰하면 전례 안에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향 움직임이 있고, 우리가 하느님께 청하거나 하느님을 찬미하는 상향 움직임이 있음을 볼 수 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오시는 하향 움직임은 주로 성사 거행의 말씀전례와 시간전례의 독서에서 일어난다. 다시 말하면 하느님은 구원의 말씀을 선포하심으로써 우리 모두를 함께 부르시고 초대하시며 이 구원은 전례를 통하여 탁월하게 표현되고 실현된다. 아버지이신 하느님이 먼저 우리에게 구원의 손을 내미신다.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구원 행업은 말씀의 선포와 성사 거행에서 가장 탁월하게 드러난다. 하느님은 당신의 말씀이신 그리스도를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신다. 다시 말하자면 당신 말씀이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의지가 실현된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모든 표현이 전례의 하향 움직임이다.

하느님을 향한 상향 움직임은 우리가 하느님께 드리는 청원과 감사와 찬미, 봉헌 등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모든 자세를 말한다. 자비하심과 크신 사랑으로 인간을 만나러 오시는 하느님께 교회 자신을 들어올여서 응답을 드린다. 인간의 기도인 전례는 언제나 응답일 수밖에 없으므로 하느님 초대에 응답하는 것이 상향 움직임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구원 의지는 교회가 찬미와 감사와 자기 봉헌으로 자신을 하느님께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인도한다.

전례 거행에서 이러한 두 방향의 움직임을 잘 관찰하고 이해한다면 우리 전례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하느님과 소통하는 참된 기도의 순간이 될 것이며 순례로 표현되는 이 세상 삶을 살아가면서 하느님과 결코 멀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전례는 우리의 구원을 실현하시는 하느님의 작업장이라고 할 수 있다

1963년 12월 4일 반포된 전례 헌장은 이와 같은 가르침을 2항에서 잘 요약해 주고 있다:

전례를 통하여, 특히 거룩한 성찬의 희생제사(미사 성제)에서 “우리의 구원이 이루어지므로 전례는,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신비와 참 교회의 진정한 본질을 생활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는 데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다. 교회의 특성은 인간적인 동시에 신적이며,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을 지니고, 열렬히 활동하면서도 관상에 전념하고, 세상 안에 현존하면서도 다만 나그네인 것이다. 이렇게 교회 안에서 인간적인 것은 신적인 것을 지향하고 또 거기에 종속되며,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활동은 관상을, 현존하는 것은 우리가 찾아가는 미래의 도성을 지향한다. 그러므로 전례는 교회 안에 있는 이들을 날마다 주님 안에서 성전으로, 성령 안에서 하느님의 집으로 세우며,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할 때까지 그렇게 한다.

 

marie-sophie
 
 

( End. )

 

 

 

 

9 Responses to 전례는 우리의 구원을 실현하시는 하느님의 작업장이다

  1. 전례는 우리의 구원을 실현하시는 하느님의 작업장이라는 제목에서 모든 것을 말해 주는 듯 합니다..
    부족한 내가 매일 구원의 통로로 들어설 수 있다면.. 그런 특전을 놓치는 일이란게 얼마나 큰 어리석음일런지요…. 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선행을 해도 주님께서 보혈로 주시는 무상의 은총을 기워 깊을 수는 없는 일 같습니다.. 새롭게 느끼게 해 주시는 글..감사드립니다~^^*

    이진
    이진 2012년 1월 17일 at 12:40 am 응답
    • Dear 이진씨, 우리의 구원을 이루시려고 작업장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이 정말 고맙고 감격스럽지 않나요? 그 작업장이 너무나 넓고 깊어서 우리는 조금씩 조금씩 그 은총을 받아들일 수 있겠죠. 오늘 복음에서 “안식일의 주인”이심을 스스로 선포하시는 예수님께서 내 삶의 가장 중심에 계셔서 가장 먼저 주님을 선택하고 가장 먼저 주님을 대접하는 삶을 허락해 주시기를 청하며 기도했답니다. 이진씨도 동의하시나요? 그럼 같이 기도해요. 주님과 함께 행복한 하루하루 지내세요.

      김복희 수녀
      김복희 수녀 2012년 1월 17일 at 10:59 am 응답
  2. 거룩한 미사에서… 행복하게 흐르던, 사랑의 느낌들을 떠올립니다. 나뿐만이 아니라,
    나와 비슷한 감정으로… 같이, 하느님께… 마음을 드리는 사람들과 하나되어, 그분앞에
    서있다는것도 너무나 감동적인 일입니다. 거룩하신 분의 초대와 저희의 응답…
    사랑의 하모니… 이 글을 읽으니… 그분과의 행복한 어울림이 떠오릅니다.
    부산성무일도 피정에서, 수녀님을 뵙고, 무척…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멀리서
    보고 배울수 있게… 힘드셔도, 건강잘챙기십시오… 기도하겠습니다…^^*

    p8536003 2012년 1월 18일 at 5:02 am 응답
    • 아주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아침 우리 수녀원에는 새신부님이 오셔서 미사를 봉헌했고, 우리 수련원 자매들이 축하노래로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하느님 사랑”을 불렀답니다. 정말 하느님 사랑은 천년이 수백번 수천번 지나도 변하지 않음이 많은 위로를 줍니다. 내가 변하고, 내가 배신하고, 내가 외면하고, 내가 게으르고… 그래도 변함없이 사랑하시는 하느님! 오늘 복음에서 꼬부라진 손을 펴주신 예수님이 내 손도, 내 다리도, 내 마음도 나의 전부를 활짝 펴주시기 기도합니다. p8536003 님, 금년에도 10월에 부산 우리 수녀원에서 전례학회 피정이 있을 예정이예요. 주제 포함해서 구체적인 건 차츰 공지가 될거예요. 나도 열심히 준비해야지… 같이 기대하고 기도해요.

      김복희(마리소피) 수녀 2012년 1월 18일 at 9:13 am 응답
  3. 아멘~ 좋은글 감사드려요^^ 이름이 이쁘신 수녀님~ 복 많이 받으세요ㅎ

    도미니카사랑
    도미니카사랑 2012년 1월 18일 at 12:28 pm 응답
    • 고마워요. 도미니카사랑님도 그 이름 의미있고 예뻐요. 라틴어까지 합쳐서 생각해보니 주님 사랑도 되고, 주님에 대한 사랑도 되고, 주님식 사랑도 되고… 아무튼 우린 주님과 함께 사랑하는 것만 숙제예요. 설날이 금방인데, 모두 모두 2012년에는 주님 사랑 넘치게 받아 안고, 서로 사랑하며 가슴 벅차게 한해를 보내요.

      김복희(마리소피) 수녀 2012년 1월 18일 at 2:53 pm 응답
  4. 전례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한발짝 다가가는 그런 기분이에요. 감사합니다.

    sinob20 2012년 4월 27일 at 1:01 pm 응답
    • sinob20 님, 전례 세계속으로 한 발짝 다가가는 기쁨을 느끼심을 축하합니다. 많은 이들이 그런 것을 갈망하지만 다 그렇지는 못하거든요. 어제 우리 수녀원에서는 서원 75주년과 서원 50주년을 경축하는 미사를 거행했어요. 이한택 주교님, 신부님들, 가족들, 그리고 전국에서 모여온 우리 수녀님들이 들러서서 우리 세분 수녀님들이 첫서원후 75년, 50년을 살아오신 항구함을 거행하며 그런 큰 은혜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 드렸지요. 이런 큰 은총의 날을 전례로 거행하는 것은 하느님 영역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요. 우리 일상에서도 시선을 하느님께 두고 잠깐이라도 기도하면 우리 삶의 가치는 많이 다르겠지요. 오늘도 sinob20 님께 하느님의 손길이 떠나지 않으시니 같이 감사드리는 날로 지내요.

      김복희 수녀
      김복희 수녀 2012년 5월 2일 at 9:09 am 응답
    • sinob20님, 전례의 의미를 알아가는 한발짝 다가감 축하드립니다. 하느님 은총의 영역에 한발 다가간 것과 같으니까요. 어제 부산에 있는 저희 수녀원에서는 첫서원 후 75년 한분 수녀님, 50 주년 두분 수녀님의 오랜 수도생활의 은총에 감사하는 미사를 거행했답니다. 이한택 주교님과 여러 신부님들, 가족들 그리고 우리 수녀님들이 둘러서서 성당을 가득 메우고 수녀님들의 그 오랜 시간을 이끌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고 찬미드리며 우리 모두 큰 감동을 체험했어요. 이런 큰 사건도 은총의 시간이지만 일상에서 기도하고 찬미하며 하느님께 시선을 올리는 소소한 날들도 은총의 시간이지요. sinob20 님, 우리 함께 하느님 안에서 기도하고 찬미하며 그분이 주시는 선물인 구원과 은총을 마음껏 즐겨요.

      김복희(마리소피) 수녀 2012년 5월 2일 at 2:27 pm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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