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 날 – 예수 그리스도에게 가지 못하는 이유(2)

2) 필립비서 2장 5-11절 : 하느님께서 종의 신분을 취하시기 위하여 당신 자신을 비우셨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

 

관계에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솔한 대화가 필요하다. 사실 사람은 마음을 비워야 서로가 원하는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마음이 비워져야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원리는 공명을 이용해서 소리를 만드는 현악기(종을 포함해서)들의 원리이다. 현악기는 그 속이 비워있기 때문에 자신 안에서 공명을 이룬다. 공명이 맑을수록 악기는 좋은 소리를 낸다. 악기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마음을 비우고 있어야 자신의 참 소리를 낼 수 있으며,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 즉 마음을 비우면 그 참된 비움의 마음에서 참된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사람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우기만 하면 된다. 마음을 비우고 상대방의 말을 듣고 반응을 하기만 하면 된다. 그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뜻을 받아들여 상대방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내기만 하면 된다. 상대방의 말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빈 마음이 필요하다. 이 때 마음이란 아무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신의 편견과 고집을 접어 두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마음을 비우기보다, 준비된 많은 지식을 통해, 상대방의 말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고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하려고 한다. 이것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이다. 마음을 채우고서는 대화를 할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들으려는 우리들은 먼저 마음을 비워보는 작업을 해 보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그 말씀에 대해 그냥 표현하게 되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며, 의미 있는 자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먼저 자신을 비우고 상대방을 사랑하자. 지금부터…
그리고 보다 고급스런 대화를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 기술은 거짓된 것이 아니고, 왜곡시키는 것이 아닌 순수한 그대로의 자기표현이다. 웃고, 울고, 그리고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고, 그리고 사랑하는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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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학균 신부의 “주님과 함께 하는 8일 산책”
1) 여섯째 날 – 예수 그리스도에게 가지 못하는 이유(1) [바로가기]
2) 여섯째 날 – 예수 그리스도에게 가지 못하는 이유(2) [현재 페이지]
3) 여섯째 날 – 예수 그리스도에게 가지 못하는 이유(3) [바로가기]

조학균 신부 작성
1987년 예수회 입회,1995년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 신학부 졸업,1996년 사제서품,1998년 로마 안셀모 대학 전례학 석사,2003년 로마 안셀모 대학 전례학 박사,현재 대전가톨릭대학 전례학교수 및 영성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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